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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리뷰

제네시스의 역동성과 그랜저 묵직함을 입다, 아슬란 시승기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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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의 역동성과 그랜저 묵직함을 입다, 아슬란 시승기

 

11 4일 파주에서 아슬란 시승기가 진행됐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대형 세단 제네시스와 준대형 세단 그랜저 사이의 수요를 노리고 만든 차량이다따라서 그랜저와 닮은 외형에 크기가 더 커지고 3.0L 3.3L 엔진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대형 세단의 새로운 자리, 아슬란의 묵직함


 

 



아슬란의 첫 느낌은 푹신하다는 것이었다. 현대차가 고급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적용한 프리미엄 나파가죽시트 덕분이었다. 뒷좌석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좌석이 부풀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앞·뒤 좌석 모두 두꺼운 시트가 놓이고, 내부 방음을 위해 도어를 두껍게 하고 스웨이드(새끼 양·소의 가죽을 보드랍게 보풀린 것) 내장재를 덧대다 보니 상대적으로 실내 공간이 좁게 느껴졌다.


대형차 세단답게 시동을 걸자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진동이 없다. 페달을 살짝 밟으면 침묵 속에서 밀고 나간다. 그렇다고 사운드가 지나치게 부족한건 아니다. 페달을 깊이 밟으면우르릉하는 스포티한, 분명히 정성들여 가다듬은 듯한 사운드가 난다.



 

 

 


주행하다 보니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내비게이션이다. 오픈소스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정전식 디스플레이는 마치 아이패드 미니를 사용하는 것처럼 터치감이 우수하고 반응이 즉각적이다. 순정 장착품에 비해 비교적 품질이 우수한 거치형 내비게이션도 이만큼 좋은건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결합해 활용도와 가치를 훨씬 더 높인다. 수입차들도 상당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긴 하지만 내비게이션 자체에 불만이 많으니 큰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아슬란 내비게이션은 효용 가치가 충분하다.


운전석의 시야나 느낌은 그랜저와 흡사했다. 좌석 높낮이도 그랜저 정도로 조정이 가능했다. 운전대는 현대차 특유의 부드러움이 매력이었지만 두께가 너무 얇아 고급스러운 느낌은 없었다.



 

 


아슬란 차체는 묵직했다. 그랜저 차 바닥에 무거운 추를 몇 개 넣어 놓은 느낌이었다. 차체가 무거워서인지 초반 가속력이 그리 강한 편은 아니었다. 신호대기를 하다 출발하려면 가속 페달을 반 정도 밟고 RPM 3000대까지 올려야 앞차와 거리가 벌어지지 않았다.


고속 주행은 만족스러웠다. 시속 100㎞ 이상 에서는 제네시스의 날렵하고 탄력 있는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전방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보다 안전하게 차의 속도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차선을 벗어날 때마다 윙윙하며 운전대를 울리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도 운전에 도움을 줬다. 뒷좌석 승차감은 만족스러웠지만, 생각만큼 레그룸(다리를 두는 곳)이 넓지 않아 다리를 쭉 펴고 안기에는 불편했다.


이번 시승 코스에는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완만한 코너들이 많이 있다. 여기를 높은 속도로 달려도 불안하지가 않고, 노면이 불규칙한 구간에서도 타이어가 잘 붙어 있다. 여기서 타이어가 노면에 잘 붙어 있는 게 핵심인데, 아슬란의 경우 차체의 상하 움직임이 발생하면서도 접지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저속에서의 느낌에 비하면 고속에서는 차체 롤도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불과 3년 전의 그랜저와 제네시스로 고속 주행하면 차가 종이비행기처럼 날렸다. 그사이 현대차의 고속 안정성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충격 흡수인데, 이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노면이 안 좋은 곳에서는 확실히 나타난다. 파주영어마을 앞에는 상당히 높은 과속방지턱이 있다. 여기는 조금만 빨리 지나도 충격이 크게 오는 곳이다. 아슬란의 하체는 이런 충격을 아주 깔끔하게 흡수해 낸다. 지나고 난 후의 추가 진동 수습도 빠르다.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강한 엔진과 차체 사이즈를 생각하면 브레이크는 약하다. 브레이크 성능이 충분치 않다. 180km/h에서 90km/h 정도로 한 번만 급제동해도 브레이크 성능이 크게 약화된다. 기본적으로 브레이크가 고속 대응이 아니다. 국내의 브레이크 패드 규정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이정도 엔진이면 제동력도 그에 걸맞게 키워야 한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포진하는 틈새 모델이다. 틈새를 표방하지만 새로운 세그먼트, 즉 새 수요를 창출하려는 목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모로 차별화가 필요하고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아슬란은 차 자체의 상품성도 중요하지만 판매하는 기술도 중요한 차다.